♣별 - 알퐁스도오테 ♣
별
Albert Franz Doppler
'Fantaisie pastorale hongroise. Flute and piano. op26'
***청산가곡님들께 드리는 청산의 선물로 아시고
끝까지 읽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도 있었던 차~암 아름다운 내용
님은 저절로 별의 행복속으로 이끌리실거여요^*^
황순원의 '소나기'나 알퐁스 도오테의 '별'을 읽고서,
마치 자신의 이야기라도 되는 것 마냥 아련한 꿈과 동경에
설레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별을 헤다가 싱그럽고 보드라운 스테파네트 아가씨의
고운머리 살며시 내 어깨에 와 닿는 그 느낌 그대로
밤을 새버린 '별'의 소년.
나 죽어 땅에 묻을 때 베잠방이 노란 물 들어있는 스웨터를
그대로 입혀 묻어달라는 소녀의 유언에
가슴 아리던 '소나기'의 소년.
두 작품이 우리 청소년기의 감성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 만은 부인할 수 없고.....
함께 빛바랜 흑백사진 마냥,
세월이 흘러서도 그 전원적인 정서를
가끔씩 되새김질하게 된다.
또한
도플러의 '헝가리전원환상곡'
우리 귀에 친숙한 음악.
특유의 깨끗하고 편한 분위기 플룻 연주가 썩 맘에 든다.
내 속의 스타파네트 아가씨의 전원적인 분위기와
어울릴 듯해서 이 음악을 선곡했다.
전원의 향취 가득한 알퐁스 도오테의 '별'과
도플러의 '항가리안 전원환상곡'으로
오랫만에 추억과 함께 청순한 분위기에 젖어 보시기를^^*
그리고 별을 노래한 우리음악이 있으니 들어도 좋습니다^^*빵~긋^*^
이글은 개인적으로 얻은 글을 영상과 음악을 가미했습니다^^*
아셨지요?*^^그러면 길지만 잼나게 읽어 보실까요?*^^쌩~긋^*^
뤼브롱 산에서 양치기를 하던 시절,
나는 몇 주일 동안이나 아무도 만나지 못한채 단지
라브리라는 개와 양떼들만을 데리고 목장에서
혼자 지냈습니다. 가끔 몽 드뤼르의 수도사들이
약초를 캐러 가느라고 그곳을 지나가는 일이 있었고,
피에몽 산의 숯 굽는 사람의 시꺼먼 얼굴을 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너무 외로운 생활을 해왔기 때문인지 말이 없는
조용한 성격이었고 또 사람들과 대화하는 흥미도 잃어 버려서,
산 아랫마을이나 도시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소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주일마다 반달치의
식량을 실어다 주는 주인집 나귀의 방울 소리가 들릴 때나
꼬마 미아로의 쾌활한 얼굴이나 늙은 노라드 아주머니의 다갈색
모자가 언덕위로 차츰차츰 나타나는 것을 볼 때면
나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아랫마을의 누가 세례를 받았다느니 누가 결혼을 하였다느니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은.
이 근처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 주인댁 딸인
스테파네트 아가씨의 소식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가씨에
대한 관심을 겉으로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고 그녀가 요즘도
잔칫집이나 야회에 자주 가는지, 또 매일같이 낯선 젊은이들이
찾아와 아가씨에게 환심을 사려고 드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런 일들이 산에 있는 보잘것없는 목동인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내 나이도
이제 스무 살이 되었고, 이 스테파네트 아가씨는 내가 지금까지
본 사람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그런데 어느 일요일,
나는 반 달치의 식량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그것이 아주 늦게 도착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침나절에는 아마 큰 미사가 있었기 때문이려니
하고 생각했습니다. 오후가 되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다가 세 시쯤해서 나뭇잎으로부터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물이 불어 넘쳐 흐르는 골짜기의 물소리에 섞여
부활절 날에 울리는 종소리만큼이나 명랑하고 경쾌한 나귀의
방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러나 나귀를 끌고 온 것은 꼬마 미아로도
아니었고 노라드 아주머니도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였을까? 한번 맞혀 보십시오......
그는 다름 아닌 우리 아가씨였습니다.
식량 자루 사이에 반듯하게 앉아, 산의 공기와 소나기가 온 뒤의
상쾌한 기분 때문에 볼이 발그레진 스테파네트 아가씨였습니다.
꼬마 미아로는 병이 나서 누웠고,
노라드 아주머니는 휴가를 얻어 아이들을
보러 집에 갔습니다.
아름다운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나귀에서 내리면서 자세히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늦어진 것이라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꽃 모양의 리본과 화려한
스커트와 레이스로 꾸민 아가씨를 보니,
숲 속에서 길을 찾아 헤맸다기보다는
오히려 무도회에서 춤을 추다
늦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아, 귀여운 아가씨! 아가씨는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나는 아직 한번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아가씨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겨울철에 양떼를 몰고 평지로
내려갔을 때, 저녁을 먹기 위해 농장으로 돌아가면 때때로
아가씨가 큰 방으로 급하게 건너가는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하인들에게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으며,
단정한 차림으로 약간 거만한 태도였는데......
그런데 지금 그녀가 나한테 볼일이 있어서 여기에 온 것입니다.
나만을 위해서요. 어떻게 가슴이 울렁거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스테파네트는 바구니에서 식량을 꺼낸 다음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아가씨는 아름다운 나들이옷을 살짝 치켜들고는
목장 안으로 들어가서 내가 자는 곳이며, 양모피를 깐 짚자리며,
벽에 결려있는 커다란 두건 달린 외투며, 지팡이, 화승총 같은
것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아가씨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면 목동님이 사는 곳이 여기예요? 아이 가엾어라.
항상 혼자 있자면 얼마나 답답할까! 그래, 뭘 하며 지내나요?"
"아가씨, 아가씨 생각을 하지요......"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습니다.사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져서
한 마디도 할 수 없었었습니다. 아가씨도 내 마음을 눈치 챘을 거예요.
더구나 심술꾸러기 아가씨는 짓궂게도 나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는
재미있어 했습니다.
"목동님, 가끔 마음씨 고운 여자 친구가 놀러오겠지요? 그 아가씨는
틀림없이 황금 염소라던가 그렇지 않으면 산봉우리만 뛰어다니는
산의 요정 에스테렐르일거예요...."
그러나 내게 말할 때 머리를 뒤로 젖히고 예쁘게 웃으며 돌아가려고
서두르는 그녀 자신이, 생각지 않게 나타났다가 훌쩍 떠나가려는
요정 에스테렐르 같았습니다.
"잘 있어요, 목동님."
"안녕히 가십시오, 아가씨."
이렇게 아가씨는 빈 바구니를 가지고 떠나갔습니다.
그녀가 산비탈 오솔길로 사라졌을 때 나귀 발굽 밑에서
굴러 내리는 조약돌 소리 하나하나가 내 심장 위에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소리는 오래오래 내 귀에
남아 있었습니다. 저녁때가 되어서 계곡이 푸르스름해지기
시작하고, 양떼들이 '울타리' 안으로 돌아가려고 음매음매
울면서 서로 몸을 부비며 밀치고 있을 때, 내리막길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 아가씨가 나타났습니다.
아가씨의 명랑하던 얼굴은 사라지고, 옷은 흠뻑 젖은 채 추위와
두려움에 와들와들 떨고 있었습니다.
산기슭에 가보니까 소나기로 물이 불어 소르그 강을 아가씨는
온 힘을 다해 건너가려고 하다가 하마터면 물에 빠질 뻔했나봅니다.
무엇보다도 난처한 것은 이미 어두워진 이 밤에 농장으로 돌아가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름길이 있기는 했지만 아가씨 혼자서는
도저히 찾아갈 수가 없을 것이고, 나도 양떼들 곁을 떠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산 위에서 밤을 지낸다면, 특히 가족들이
걱정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아가씨는 몹씨 괴로워했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아가씨를 안심시켰습니다.
"아가씨, 7월의 밤은 짧습니다. 잠깐만 참으면 됩니다."
그리고 나는 아가씨의 발과 소르그 강물에 흠뻑 젖은 옷을 말릴 수
있도록 부랴부랴 불을 피웠습니다. 그런 다음 우유와 치즈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가엾은 아가씨는 불을 쬐려고도 하지 않고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두 눈에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니 나도 그만 울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는 동안 어느덧 밤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산 능선 위에는 뿌옇게 햇빛의 잔광이 서렸고, 서쪽 하늘에만
햇빛이 조금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나는 아가씨가 울타리 안에
들어가 쉬었으면 했습니다. 새 짚단 위에 깨끗한 털가죽을
깔아놓고, 나는 편히 쉬라고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와 문 앞에
앉았습니다.....하나님도 아시지만 애틋한 사랑의 불길이 내 피를
끓어오르게 했으나 나는 나쁜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습니다.
울타리 안의 한쪽 구석에서 아가씨가 잠자는 것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는 양떼들 바로 곁에서, 주인댁 아가씨가 -다른 어떤
양보다도 더 귀중하고 더 순결한 양처럼- 내 보호를 받으며
마음 놓고 쉬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흐뭇했습니다.
하늘이 이렇게 곱고 별이 이렇게 찬란해 보인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었습니다.
바로 그때 갑작스레 울타리의 사립문이 열리며
아름다운 스타파네트 아가씨가 나타났습니다. 아가씨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양떼들이 연신 움직이면서 지푸라기를
부스럭거렸고, 꿈을 꾸며 매애 하고 울곤 했으니까요. 아가씨는
모닥불 곁으로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나는 내 염소 가죽을 아가씨 어깨에 덮어주고 불꽃을
더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만일 당신이 한 번이라도 밖에서 밤을 세운일이 있다면
우리가 같이 있는 이 시각에 어떠한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정적 속에 깨어나는가를 아실 것입니다....
그때는 샘물은 더한층 맑게 노래하고 연못에서는 작은 불꽃들이
반짝반짝 거립니다. 그리고 산의 모든 요정들이 자유로이 왕래합니다.
공중에서는 물건 스치는 소리와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는 소리가 들려와 마치 나뭇가지가 자라고 샘물이 솟아나는 소리를
듣는 듯합니다. 낮은 생물의 세상이지만 밤은 사물들의 세상입니다.
이런 것에 익숙지 않으면 밤은 무척 무서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가씨도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몸을 파르르 떨며
내게 바짝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한번은 저 아래쪽 연못에서
애조띤 긴 외침 소리가 물결을 타고 우리 쪽으로 울려왔습니다. 때마침
아름다운 별똥별 하나가 우리 머리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갔습니다.
"저게 뭐예요?"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나직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습니다.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입니다."
나는 십자가를 그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아가씨도 나를 따라서 십자가를 그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네 목동들은 요술쟁이라는 게 정말인가요?
"터무니없는 소리예요. 아가씨. 하지만 우리는 별과 가까이 살고
있기 때문에 평지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별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지요."
아가씨는 여전히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마치 하늘의 꼬마 양치기처럼
염소 가죽을 몸에 두르고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나, 많기도 해라!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울까! 이렇게 많은 별을
본 적이 없는데.....목동님은 저 별들의 이름을 아세요?"
"알고말고요. 자보세요! 바로 우리 머리위에 있는 것이
성 야곱의 길 '은하수'라는 겁니다. 저것은 프랑스에서 곧장 스페인까지
뻗어 있습니다. 샤를마뉴 대제가 사라센 사람들과 싸웠을 때, 저것을
그려서 용감한 대제에게 길을 가르쳐 준 것이 갈리시아의
성 야곱이랍니다. 그 옆에 있는 것은 네 개의 빛나는 차축(車軸)이 달린
'영혼의 수례' 대웅성좌랍니다. 그 앞에 가고 있는 세 개의 별이
'세 마리의 짐승'이고, 그 세 번째 별 옆의 아주 작은 것이 '짐수례 꾼'
별이랍니다. 그 주위의 온통 쏟아지는 별의 비가 보이지요? 저것들이
하나님이 하늘에 두고 싶지 않은 영혼들 이예요. 좀더 아래쪽에 있는
것이 '쇠스랑 또는 '삼왕성',즉 오리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 양치기들에게는 시계노릇을 해주는 별입니다
저것을 보기만 해도 나는 지금 자정이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조금 더 아래 남쪽으로
반짝이는 것이 '시리우스'랍니다. 하늘의
횃불이라고나 할까요. 이 별에 관해서는
양치기들이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쟝 드 밀랑(시리우스)이
'삼왕성이랑 '병아리 상자(묘성)'와 친구 별의결혼식에
초대받았던 모양입니다. '병아리 상자'가 제일 먼저 출발 했더랍니다.
저것 보세요. '삼왕성'은 그보다 낮은 곳을 질러가서
그 별을 따랐습니다. 그러나 '쟝 드 밀랑'이란 게으름뱅이는
늦잠을 자느라고 아주 꼴찌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화가 나서
앞의 별들을 정지시키려고 지팡이를 던졌답니다. 그래서 삼왕성을
'쟝 드 밀랑'의 지팡이라고 부르게 되었지요......
아가씨. 그렇지만 모든 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별은요.
그건 우리들의 별 이예요. 우리가 새벽에 양떼를 데리고 내려 올 때도
저녁에 데리고 돌아갈 때도 우리를 비춰주는 '양치기의 별' 이랍니다.
우리들은 그걸 '마그론느'라고 부르지요. 아름다운 '마그론느'는
'피에르 드 프로방스', 즉 토성을 쫓아가서 7년에 한번씩 피에르와
결혼한답니다."
"뭐라구요, 별들도 결혼한다구요?"
"하고말고요, 아가씨."
그리고 내가 이 결혼이 어떤 것인가를 설명하려고 했을 때
무엇인가 싱그럽고 보드라운 것이 살며시 내 어깨에 와 닿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리본과 레이스와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귀엽게 비벼대며 내게 기댄 채 잠이 들어 있는 아가씨의 머리였습니다.
아가씨는 하늘의 별이 떠오르는 해에 빛을 잃고 꺼질 때까지 꼼짝도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하지만 내게 아름다운 상념만을 가져다 준 이 맑은 밤의
거룩한 보호를 받으며 잠든 아가씨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 주위에서는 큰 양떼같이 많은 별들이
그들의 갈 길을 계속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나는
이 별들 가운데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와서 잠들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 글은 3년전 2004년 10월 7일 작성 한것으로
이미지 몇개가 사라져 영상을 다시 꾸며서
사랑하는 청산 가곡님들께 바치오니
추억의 아름다운 이야기 즐감 하시고 행복 하세요^*^
2007.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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