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가곡

눈 - 김효근詩,曲 - 첫눈 내린 설악산행길을 따라서^*^

청산가곡 2007. 12. 23. 16:57
♣ 눈 - 김효근곡-첫눈 내린 설악산행길을 따라서 ♣


첫눈 내린 설악산행 2005년 10월 22일 토요일

♣ 눈 ♣
(김효근 작사 작곡 / 테너 안형렬)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 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길을 잊어버리오 
가슴에 새겨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 오는가 흰눈되어 온다오 
저멀리 숲사이로 내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있다오 
눈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눈되어 산길을 걸어간다오 


테너 안형렬

소프라노 Barbara Bonney  

(조미경 노래.1981년 대학가곡제 실황)


이 곡은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곡이다. 
그 후에 이 노래를 우연히 몇 번 들었는데 참 신선한 느낌이었다.
작사,작곡자인 김효근은 당시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이었으며 
노래 또한 서울대 성악과 1학년 조미경이 했었다는 기록이다. 
노래도 멋지지만 이 노래를 만든 사람, 부른 사람 둘 다 
새파란 아마추어로 대학가곡제에 입상해서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다는 사실에 
음악 외적으로도 더 호감이 간다. 
적어도 우리 가곡의 가사 정도라면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빌려썼던 것이 관례인데
대학 3학년의 때묻지 않은 눈빛을 통하여 
별 기교없이 쓰여진 것이, 마치 수채화로 그려진
깔끔한 설경을 대하는 느낌이다.  
조미경이라는 대학 1년 여학생의 목소리 
또한 김효근의 꾸밈없는 가사로 노래해야 하는 
눈의 순백의 이미지에는 제대로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기성 성악가들이 부르는 것보다 더 신선하다) 

작곡자인 김효근은 지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돼있었다.
경력을 쭉 보니 참 대단하다. 
대학가곡제 이후로도 꾸준히
아마추어 음악가로도 활동을 하는 모양인데,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술이라도 한 잔 
대접하면서 얘기를 나눠보고 싶을 정도이다.
부럽다. 그가 이 노래를 만들 정도의 감성과 학구적 열의, 
그리고 재능을 함께 갖췄다는 사실이 부럽다.
모짜르트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살리에리`란 
작곡가가 모차르트를 부러워한 나머지,
"신이여, 왜 나한테는 `열정`만 주시고 
모차르트와 같은 `재능`은 안주셨나이까!"라고 탄식했다는데..,
나도 그런 탄식을 내뱉아야 하나? 
아무튼 이 노래를 만든 김효근이란 
사람에게 질투가 날만큼 멋진 노래다.
***옮겨온 글 입니다***
 
지난 10월 22일 토요일은 
아마도 내평생의 가장 멋진 산행이었다
우리가 간곳은 바로 설악산 이었는데
때아닌 가을비가 종일 내리더니만
달리는 밤길 내내 쏟아져 내렸다
밤 늦은 시간에 겨우 백담사 입구에 도착하여
평일 인데도 힘들게 일행 6명이 잘 숙소를 구하여
막걸리 한잔 하고 있노라니 후속팀이 도착하고
아침 일찍 산행길인데도 양주까지 곁들이니
서로의 반가움이 어쩔수 없게 만든것이리라^^*
새벽에 잠이 들어 또 새벽에 일어났어도
몸이 가뿐한것이 상큼하기만 한것을 보면
짧은시간 맑은공기속에 깊은 잠을 잔것 같다

백담사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서
아름답기 그지없는 울긋 불긋 고웁게 물든 단풍 감상에
연신 감탄사들을 연발 하니 우~아^*^우~아^*^
멀리 하이얗게 덮어버린 설경 아래로
여름내내 키스를 많이 한탓인지 붉은 입술처럼
넘 이쁘게도 단장한 단풍군 아래로는
백담사 다리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옛날 만해 한용운님이 계셨던 곳이라선지
절 건물들이 만해로 시작하는 이름들이 많았다
다리에선 아직 어둠이 걷히지도 않았건만
저~위로 산등성엔 힌눈이 햇빛을 받아
어서 오라는듯 반짝이며 손짓 하고 있었다

남한 제일의 ‘미인’ 설악
설악산은 ‘산중 제일미인’이라 말한다. 
지리산은 푸근한 어머니품을 가졌다면 
설악산은 날씬한 도시 멋장이 여인의 인상이다. 
고개를 자신만만하게 쳐든 침봉들이 곳곳에 섰고, 
날씬하게 허리를 드러낸 암릉이 흘러내리며 
‘제일 미인 산’의 멋을 배가시키고 있다.

여기에 온갖 화려한 색상의 단풍이 물들 때인 가을 설악을 제일로 치지만, 
한겨울에 설화 만발한 풍경을 설악의 멋 중에도 제일이라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눈 설(雪) 자를 써서 설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설악이라는 이름은 빛을 반사하는 운모 성분을 함유한 암봉이 많아, 
멀리서 보기에 마치 흰 눈을 인 것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설악산이 가진 매력의 근원은 바위에 있다. 
넘어질 것처럼 가파른 절벽들과 하늘을 꿴 날카로운 침봉들, 
수만 년 물이 굽이치며 흘러 갖가지 기묘한 곡면으로 빚어낸 암반 계곡 등, 
설악산의 특급 명소들은 모두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어제 내린 비때문인지 풍부한 수량으로 흐르는
계곡물이 나와 함께 합창을 하는듯 노래 부른다
새벽에 설악산엔 15 Cm의 적설량이라고 하더니만
영시암을 지나 용아장성능을 오르는길부터는
화려한 단풍잎에 하이얀 설경이 어우러지니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한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수렴계곡을 타고 봉정암에 오르면 쉬이 갈수도 있으련만
우리는 조금은 힘들고도 긴 시간을 요구하는 오세암을 거쳐
봉정암에 이르는 코스를 선택 하였는데 일행 6명이 산행에는
이미 달인이 되어 있는 정도여서 제대로 맞는 길이었다^*^
가뿐숨을 몰아쉬며 깔딱 고개를 올라서니
자연이 선물한 빠~알~간 단풍잎에 쌓인눈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으니 이곳에서 연신 카메라가
신이 난듯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으니 바로 위의 사진이다^*^

올랐다가 내려가고 또 오르고 또 내려가고 눈길을 걷노라니
주지승이 겨울을 나기위한 양식을 구하러 갔다가 눈길에 막혀
이듬해 봄에야 돌아와보니 분명 얼어서 죽었으리라 믿었던
동자승이 법당에 앉아 기도하고 있더니 관음보살의 은덕으로
성불하여 승천 하였다고 하는 오세암에 이르렀다^*^

♬~저 멀리 숲 사이로 내마음 달려가나
아~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여운만 남아 있다오
눈 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눈되어 산길을 걸어 간다오~~~~♪
지금 흐르는 이곡을 불러가며 다리에 힘을 주는것인지
목에 힘을 주는 것인지 일단은 봉정암을 향하여 아쟈~^*^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도 지쳐가는데
500M ~ 200M 남았다는 봉정암은 왜 이리도 안나오는겨?*^^
쌓인 눈위에 퍼져앉아 물과 오이를 들며 산행 전문가인
유목민님의 설명을 들으며 건너편에 뵈이는 공룡능선을 감상한다
우리가 대형 사진으로 많이 보는 그 공룡능선속의 비경이다
저~산행길은 전문가도 힘들다고 하니 눈속엔 더욱 위험한 길이랜다
오세암에서 마등령을을 넘으면 곧장 비선대에 간다고 한다

힘들게 오른 봉정암에서 식수통을 채우고 다시 소청대피소로~
우리는 이곳에서 늦은 점심으로 김밥과 컵라면에 족발까지
맛나게 들긴했는데 그사이에 흘린땀과 다리가 얼어붙는듯 하다
멀리 우리가 두번씩이나 넘은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뵈이더니만
더 멀리는 금강산이 희미하게 보이는 정말 청명한 날씨다
소청봉에 이르니 어느 젊은 남자가 헬기의 구조를 받는다

문제는 소청봉에서 희운각 대피소까지 내리막길이다
화채능선과 부처가 천이라는 금강산의 축소판이라 할
천불동에 감탄사가 연속되는가 했더니 눈길이 완전히 얼어붙어
아차하면 한순간에 희운각까지 미끄럼틀이 될것 같다
밟힌길은 피해서 옆의 눈이 그대로 쌓인곳으로 나무를 잡고
조심 조심 또 조심 일행의 손을 잡아가며 시간이 많이 흘렀다
  
다시 무너미 고개를 넘어 천불동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길엔
천당폭포와 양폭폭포 오련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며
어서 오라는듯 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반긴다^^*
양폭산장에서 따끈한 컵라면을 시켜 뱃속을 따뜻히 하니 
어둠이 찾아오고 귀면암을 못미쳣는데 아~이를 어쩌랴~~~

부산에서 왔다는 젊은 부부가 둘다 다리를 다쳐서 멈추어 섰고
특히나 여자분은 무릎을 크게 다치어 걷기가 불가하다
구조대에 전화좀 해달라고 우리에게 사정을 하는데
산골엔 휴대폰이 안터지거니와 부부는 구조전화 하다가
밭데리가 이미 함께 탈진한 상태였다

우리 일행이 음급치료를 조금 해주고 어두운길을 작은 랜턴 비쳐가며
더듬어 겨우 비선대 산장에 도착하여 매점에 얘기를 하니
본인이 구조대에 신고하라는 쌀쌀한 말에 고개를 젖게 하거니와
그동안 최소한 몇십명이 그상황을 보고 부부의 구조요청을 받았을텐데
아직도 구조대가 아니오니 한사람도 구조대에 전화한 사람이 없단 말인가 !!!...
구조대가 오지 않는한 그젊은 부부는 꼼짝없이 동사할수도 있는데...
휴대폰 안테나가 켜지는것을 확인후 다행히 우리일행엔 전문가가 있어서
곧장 구조대에 신고를 하여 자세한 상황과 위치를 알려주었다.
 
신흥사앞에 다다르니 그때야 구조대가 오는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우리가 신고한 팀이라고 하니
내 휴대폰 번호를 대며 맞느냐고 한다.
좀더 자세한 상황을 말하는데 갑자기 방송카메라를 들이댄다
며칠후 화요일 저녁 카메라 포커스에 방송이 나온다나?*^^
근데 구조가 된건지 어찌된건지 방송사도 구조대도
그 젊은부부도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조금은 아쉽다...
암튼 나는 비선대와는 무슨 인연인지 재작년에는 
수녀팀을 구조대에 인계했던적이 있었다...
 
신흥사앞 숲길을 내려올적엔 하늘엔 마치 눈속에 빨려들어 올듯한
수많은 별들이 종주산행에 애썼다는듯 반짝이고 있었다^*^
산청군 단성면 적벽산위의 별들과 뉴질랜드 별들이 떠오른다
설악동 입구 어느 횟집에서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풀며
이슬이잔에 두툼한 생선회로 맛갈스런 저녁을 든다
피곤함에 가까히에 숙소에서 세상모르고 꿈속을 노닐다가
일요일 아침 일찍 미시령휴게소에서 아침을 들며
의외의 선물로 동해 일출을 감상하노라니
이번산행은 단풍과 설경이 어우러진
츠암 멋진 산행이었다고 한마디씩 거들며 떠나왔다^*^
 

님이여!
잼없는 얘기 끝까지 읽어주신 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빵~긋^*^
더욱 알차고 행복한 겨울날 되시고
무엇보다도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쌩~긋^*^
2005.11.1 화요일에.....
2007. 12. 18 화요일
사랑하는 현대미술님들께
이 겨울 선물로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