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밤을...= 그림을 클릭하시면 원안을 보실수 있습니다 =
▲...가을빛에 야위어 가는 느티나무 이파리가 가슴을 시리게 한다(좌), 띠풀에 가을이 온통 내려 앉았다.
★...배회하는 나뭇잎을 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짙게 드리운 안개 속에서 나무에 매달린 발그레한 나뭇잎은 두려움인지 부끄러움인지 자꾸만 얼굴을 감춘다
▲...아이 부끄러워! 수줍게 얼굴 붉힌 단풍잎, 활활 타오르는 가을 단풍잎이 내 가슴에 불을 지핀다
★...대남로(광주광역시 남광주사거리-백운동로터리)의 가로수 느티나무가 가을빛을 한껏 뽐내고 있다. 단풍잎이 바람에 우수수 진다. 보도에 수북이 쌓인 낙엽이 한 데 모여 가을을 속삭인다. 골목 어귀에는 바람이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소용돌이가 인다. 바람 따라 갈까. 낙엽 따라 갈까. 그 어디론가 바람과 함께, 낙엽과 함께 가을여행을 떠나고 싶다
속절없이 차량들은 쌩쌩 내달리고 낙엽은 비명을 내지르며 부나비처럼 스러진다. 누군가 머물다 떠난 빈 자리, 공허한 빈 벤치에는 낙엽이 머물고 있다. 느티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거리에는 낙엽이 가을비 되어 후드득후드득 쏟아져 내린다. 심사 사나운 내 마음까지 뒤흔들고 간다
▲...쌩쌩 가을과 함께 질주하는 차량들(좌), 수많은 사연 간직한 채 끊긴 철길 너머로 태양이 점점 야위어 간다(우)
★...철길이 사라지고 푸른 길이 열렸다. 수많은 사연 싣고 오간 철길, 남광다리 옆에는 끊긴 철길이 아픔으로 지난 세월을 힘겹게 붙들고 있다. 광주천은 말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그냥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그리움 때문일까. 아쉬움 때문일까. 유난히 어르신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하루에 세 차례나 산책을 나온다는 최우홍(75·남구 봉선동)씨는 "이곳이 이제 광주의 명소입니다. 가을 가뭄으로 단풍이 말라가고 있어서 정말 안타깝네요"라며 아쉬워한다
▲...떠난 빈자리에는 가을이 머물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10월의 마지막 밤에 대남로 느티나무 숲길을 거닐어 보자
★...화단에는 맥문동의 푸른 잎이 단풍잎과 대조를 이루며 싱그러움을 뽐낸다. 새하얀 청순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옥잠화는 가을빛에 청초하다. 태양은 서녘하늘에서 빛을 잃어가고, 돌아오는 도심의 골목길에는 여전히 낙엽이 맴돌고 있다. 가슴시린 늦가을, 사랑하는 그대와… 사랑하는 그녀와…, 10월의 마지막 밤에 두 손을 맞잡고 함께 대남로를 거닐어보자
이용의 잊혀진 계절 노래를 흥얼거리며[사진/글 - 조찬현 기자]
★...2007 가을을 담아 추억으로 남기며
▲...천왕문에서 바라본 무량사의 가을 전경(좌), 무량사 오솔길의 단풍이 춤을 춘다(우)
★...가을이 깊어간다. 주변 산들은 노랑, 빨강 어느새 고운 오색치마로 갈아 입고 내 고향 만수산 무량사의 가을도 깊어만 간다.
만수산 무량사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이었던 매월당(梅月堂) 김시습은 금강산과 오대산, 다도해 등을 옮겨 다니면 살았다. 평생 세상을 희롱하며 흐르는 물처럼 살았던 매월당이지만 만수산 무량사의 이 한적함과 넉넉함에 반해 아마도 마지막 여생의 끈을 이곳에서 놓았으리……. 만수산 무량사, 깊어가는 이 가을의 따사로움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의 변함없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푸근하게 다가온다[사진/글 - 서준식 기자]
▲...산과 물은 물론 사람까지도 곱게 물들인다는 지리산 피아골의 단풍(좌), 피아골은 골 깊고 물 맑은 지리산 계곡들 가운데서도 빼어난 단풍을 자랑한다(우)
★...수채화 같은 가을풍경을 만들어내는 주인공은 단연 단풍이다. 단풍의 기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큼성큼 남으로 내려오더니 여행객들을 본격적으로 유혹하고 있다. 새빨간 아기 볼 마냥 싱그럽게 물든 이파리들이 하늘과 땅, 사람까지도 붉게 물들이며 황홀한 가을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남도의 단풍은 지리산 피아골과 장성 백양사를 으뜸으로 친다. 피아골은 골 깊고 물 맑은 지리산 계곡들 가운데서도 빼어난 단풍을 자랑하는 곳. 조선 중종 때 시인 조식은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까지도 붉더라”고 썼다. 가을 산이 붉은 바다가 되니 산이 붉고(山紅), 단풍에 물든 계곡이 붉고(水紅), 그 품에 안긴 사람도 붉게 물들어(人紅) 버리는 장관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 피아골이라고[사진/글 - 이돈삼 기자]
▲...하늘도 불타고 세상도 불타고 나도 불타고, 이 눈부시도록 붉은 빛은 누구의 한스런 기다림이냐
▲...오늘 저녁은 또 누가 죽어가기에 저리도 노오란 울음 흘리는가. 깊어가는 가을을 따라 불타는 단풍빛이 너무도 곱다
▲...곱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해서 언제나 저만치 멀리서만 손짓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늘상 걷는 도로 주변에도 찬찬이 살펴보면 그동안 내가 제대로 바라보거나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찬란한 것들이 수없이 드러나 있다
★...마산 쪽 하늘에 가을 노을이 발갛게 질 무렵, 시인 김춘수의 '가을 저녁의 시'를 가을 바람소리처럼 나직하게 읊으며 가을빛 속에 잠긴 용지공원으로 간다. 저어기 노랗게 물드는 플라타너스 잎이 얼굴 곳곳에 갈색 점을 콕콕콕 찍고 있다. 저어기 피빛으로 발갛게 물드는 벚나무 잎사귀가 용지공원 곳곳을 화알활 태운다[사진/글 - 이종찬 기자]
▲...맑은 계곡물 위에 나뭇잎배 되어 떠도는 단풍잎, 용추계곡 바위와 소에도 온통 울긋불긋한 단풍잎이 가득
★...지난 세 계절에서 힘겹게 헤엄쳐 나와 마침내 가을을 맞이하여 곱게 물드는 단풍잎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는 곧 맞이해야 할 죽음이 내포되어 있다. 아니, 죽음이 아니라 이제는 '영원'이 다가와 있는지도 모른다. 그 영원은 다시는 윤회를 거듭하지 않는 그런 영원이 아니라 내가 떨어져 죽음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얻는 그런 영원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마지막 가는 길이 저리도 곱게 빛이 나는 것이 아닐까[사진/글 - 이종찬 기자]
▲...가을산은 여지없이 주말을 유혹한다. 1주일동안 밀린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도, 누군가가 읊었던 <만산홍엽>이 빨간 가을로 빠져들게 한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물이라 했던가? 그러나 산봉우리에서부터 타오르기 시작하는 홍엽이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가을 계곡물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세상의 순리에 순응하려고 산꼭대기에서부터 몸부림치며 계곡 따라 흐르는 단풍소식. 세상의 구석구석 소식을 갖고 떠내려 온 낙엽 위에 상수리나무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 가을 편지를 써 계곡물에 띄운다[사진/글 - 김강임 기자]
▲...이파리마다 다른 색을 내어놓는다
★...그들이 하루하루 맞이한 햇살과 바람과 별은 다르지 않았을 터인데 각기 다른 빛깔로 물들어가고, 각기 다른 열매들을 내어놓고,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익어간다. "서로 다른 종이니까 당연하지"라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숲이 밋밋하지 않다는 것, 그래서 비로소 숲이 된다는 것은 신비다. 다름으로 인해 더 아름답고, 풍성한 것이 자연이다.
우리는 어떤가?
다르다는 것에 대한 편견, 나와 같지 않으면 안 된다는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고수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나의 생각과 다르면 오로지 단점만 보려고 함으로 밋밋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사진/글 - 김민수 기자]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은 아름답다
★...가을비가 온종일 내리더니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쌀쌀합니다. 설악산에는 첫눈이 왔다고 하니 온전한 가을 풍경 구경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습니다. 작년 단풍철에는 준수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 그냥 지나갔고, 올해도 아직 단풍 구경하러 훌쩍 떠난 적이 없습니다. 사는 게 바빠서 그렇다고 핑계는 대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이겠지요.
비가 내린 아침 가까운 공원을 찾았습니다. 이렇게라도 단풍 구경을 하지 않으면 올해 가을도 그냥 지나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비 내려 나뒹구는 낙엽이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비갠 뒤의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에 매달린 단풍이 정말 예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살아온 날들을 마감하며 떠날 준비를 하는 단풍, 그래서 그 모습이 더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사진/글 - 이기원 기자]
자료출처 : ohmynews 편집 : 커피향기 영상 클럽
재 편집 : 청산 추억의 아름다운 가을날 되세요^*^ 2007. 10. 30
잊혀진 계절 - 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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