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꽃이 진 자리에도 동그란 열매가 매달리기 시작합니다.
저 열매가 더욱 굵어져서 붉게 익어 벌어질 때쯤이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까요
***루비로 가득찬 붉은 주머니
소낙비 지나간 어느 아침,
장독대 옆에 핀 붉은 석류꽃이 싱그러운 여름을 알린다.
붉은 비단 주머니를 리본으로 꼭 여며 놓은 것 같다.
석류는 중부 이남의 따뜻한 지방에서 잘 자란다.
남도지방에 운치 있는 석류 고목이
아직도 살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석류가 익으면 껍질을 터뜨린다.
그 속에 촘촘히 박힌 투명한 알맹이는 루비처럼 반짝인다.
보석을 간직한 주머니 같다고 하여 사금대(沙金袋)라고 한다.
익어가면서 꼭지 끝을 안으로 오므린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꼭 참겠다는 듯 입술을 깨물고 있다.
고된 시집살이에서 오는 서러움을
남몰래 삭이는 새댁 같은 모습이다.
사랑과 미움과 격정의 여름을 그렇게 다 보내고
찬바람 부는 가을날 끝내 분노를 터뜨린다.
안으로 안으로만 삭여온 서러운 사연들이 부풀어
제 살갗을 찢고 속마음으르 드러낸다.
핏빛으로 멍든 가슴은 산산이 부서져 내린다.
석류는 가지와 잎이 무성하고 꽃과 열매가
달려있는 기간이 4~5개월이나 된다.
봄철 잎이 돋을 때는 붉은 빛을 띠고 입하(立夏)에
꽃이 피어 중추(中秋)에 붉게 익는다.
가을에 물드는 노란 단풍이 곱고 낙엽이 진 겨울에도
열매는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다.
석류는 열매의 모양이 독특하고 꽃 또한 재미있게 생겼다.
예로부터 많은 선비들이 석류의 진기한 모습을 시로 읊었다
그 중에서 조선 초 태허정(太虛亭) 최항(崔恒)이 지은
〈안석류(安石榴)〉가 돋보인다.
석류향기 바람 타고 담 넘어 오자
꽃소식 전하는 이 먼 여정부터 생각하네
그대에게 맡김이 어찌 이재만을 꾀함이겠는가
자식이 많다는 것 또한 무엇보다 좋은 일이지
비단 주머니 열고 보니 옥구슬 가득하고
황금방마다 겹겹이 꿀맛을 저장했구나.
바라보는 것만 즐기다 글쓰기마저 잊었는데
수많은 별 매달려 새벽 서리에 반짝이네
***옮긴글 입니다***
***사랑하는 서강 가족님들!
제가 보내드리는 가곡 및 글들은
인생향기방에 올려 드리고 있아오니
많은 사랑과 애용 바랍니다^^*
***9/24~25일 고창모임에
"차와 마음을 나눠요"방에 있는
카페지기님의 공지글 참고 하시고
우리님들의 많은 참가 바랍니다^*^
2005. 9. 6

